새벽에 여러번 잠에서 깨긴하였으나 그래도 그렇게 춥게 잔것 같지는 않다. 거위털패딩과 700g급 거위털 침낭은 좋은 선택이었던 듯하다. 단지 추운곳을 벗어난 이후에 부피차지하는 무거운 짐으로 전락할순 있겠지만 말이다. 일어나려던 시간은 아니었으나 밖에서 나는 대화소리에 잠이 달아났다. 기상시간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샤워를 했다. 샤워장은 따뜻한 물이 콸콸나오진 않지만 샤워하기엔 충분하다. 한쪽 벽으로 창문크기로 커다란 공간이 그대로 뚫려있어 샤워를 하며 하늘을 올려다 볼 수있었다. 겨울철 차가운 공기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 본다는것은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던것같다. 하루가 지나 새로운 아침이 되었지만 전날부터 따라다니던 외로움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졌는지 내게서 떠나질 않는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내 표정은 어둡기만하다. 텐트를 정리하고 씨리얼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 점심으로 먹게될 샌드위치를 개인이 직접 준비한다. 식빵과 토마토, 치즈, 잼 등의 재료는 제공된다. 차례로 줄을서 자신이 먹게될 샌드위치를 정성스례 준비한다. 아침에는 구름이 많아 지난번처럼 멋진 일출은 보지 못하였다.
'그래 앞으로 내게 더이상 큰 고난은 없을꺼야, 더이상 혼자만든 외로움속에 힘들어 하지말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지개는 사라졌다.
투어 일행중에 나는 중간정도의 연령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젊은 일행들은 이미 출발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친해진 애들이었다. 매일같이 Number Seventeen 을 외치던 애들이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아샨티에서 자기들이 이용했던 방번호란다. 호주에서온 엘리스와 스코틀랜드커플 나탈리와 스티븐 독일출신으로 벤츠에서 인턴을 하고있다는 스테판 프랑스에서 엄마랑 함께 왔는데 무지 터프한척하던 빅터 마지막으로 영국의 성격더럽던 로라가 그들이다.
내가 앉은 자리는 맨 뒷자리. 맨뒷자리는 4명좌석으로 가운데 테이블이 있다. 좌우로 있으니 총 8명이 두개의 테이블을 사용 할 수있다. 이 젊은 친구들과 나는 그쪽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이들과 함께 카드게임을 비롯한 게임들을 하게 되었다. 그 때 했던 게임의 이름들은 다 기억나지 않지만 룰은 우리가 하던 공공칠빵이나 이중모션과 유사한 게임들이 많았다. 세상 어딜 가나 노는건 비슷한지도 모르겠다. 각기 다른나라였지만 비슷한 룰의 게임들이 있는지 다들 설명하면 금방 이해하고 게임에 참여한다. 나만 유독 이해를 못해 고생했지만 금새 적응하여 게임에 참여했다.(사실 지금도 이해 안가는 게임도있다)
그렇게 스프링복이라는 지명을 가지고있는 곳에 도착했다. 예전처럼 이곳에서 마트에 들렀다. 그때 홍준이랑 피자시식코너에서 감탄하던 기억들이 잠시 머리를 스쳐가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한참을 더 달려 도착한 Umkulu 캠프. 은하수를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고 아일랜드 아주머니랑 전통음악틀어놓고 놀던 곳. 그리고 배낭 통째로 전재산을 도둑 맞았던 곳. 좋은기억도 안좋은 기억도 가득한 이곳에 다시 도착했다. 이곳에 도착하자 잠시 멀어졌던 허전함이 되돌아 온게 느껴졌다. 장소는 모든것이 그대로. 캠프에서 일하는 스탭들도 그대로. 달라진건 내 마음과 함께 하는 사람들. 여행에서 함께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 질 수 있는지를 다시 느꼈다. 생각해보면 여행에는 3가지 요소가 있는듯 하다. 여행하는 장소 특유의 개성, 그날의 날씨나 우리가 어쩔수 없는 것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 난 이것을 여행의 천지인(天地人) 이라고 정의 하려한다. 이 세가지 모두를 만족 시켰을때 그것은 최고의 여행이된다. 하지만 그 중 사람이라는 하나가 삐걱거리면 여행하는 장소가 말할수 없이 멋진 장소라도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그여행은 안좋은 기억이 많이 남게된다. 그런 의미에서 천지인중 가장 중요한것은 인(人)이 아닐까 생각한다.
<캠프 모습. 저 뒤쪽 돌산이 올라갔던 산이다>
<왜 사람들이 잔디밭에 열광하는지 아직도 난 잘 모르겠다>
<이곳에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
<내겐 슬픈 기억이 많았던 곳>
<여기 오너가 록키호러 팬인가?>
<화장실. 아프리카라고 해도 이쪽은 양호하다>
<샤워장. 저렇게 커다란 창이 나있어 창밖을 보며 샤워할수있다. 하지만 밖을 지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는 거!>
"이봐 너가 배운 영어는 어떤 영어야?"
"나? 미국영어. 한국에서 보통 미국영어를 배워"
"그래? 그럼 넌 내가 말하는게 가장 알아듣기 쉽겠네?"
"...... 미안한데 솔직히 너 발음은 잘 못알아듣겠어"
"그럼 누구 발음이 쉬워?"
"엘리스"
"걘 호주애잖아"
"응 그런데 걔가 발음하는게 제일 듣기 쉬워. 천천히 말해서 그런가?"
그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정상에 도착하였다.
<자연과 세월속에 무너져내린 자동차>
"휴, 너 기타리스트야?"
"아니 난 뱅커야"
"와 진짜? 그럼 이건 휴가야?"
"그렇긴한데 1년짜리 휴가야"
"뭐???!!!! 1년이라고?"
"응 1년동안 일안해"
"월급까지 받는건아니지?"
"물론 돈은 안받아. 하지만 3년에 1년(3년마다 1년인지 3년일하고 1년인지 정확히 모르겠다)씩 쉴수있어"
"멋진데? 그래서 너는 어디까지 여행할생각이야?"
"지금 하는 투어로 케냐까지 간후에 이집트에 갈생각이야"
"오 그럼 우린 이집트에서 또 만날지도 모르겠다. 그럼 기타는 그냥 취미야? 밴드해?"
"밴드를 하는데 난 기타리스트가 아니라 드러머야"
"진짜? 나도 드럼 조금쳐"
"그래? 얼마나 했는데?"
"햇수로는 오래했는데 연습부족이라 잘 못해, 나 스틱있는데 앞으로 투어기간동안 날 가르쳐줘"
"그래 도와줄께, 어떤음악 좋아해?"
그렇게 휴와는 음악으로 친해져서 여행이 끝날때까지 베프로 지냈다. 그후로 간간히 메일을 보내는데 호주에 언제올껀지 매번 물어보는 녀석이다.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밴드얘기를 했는데 이녀석은 너바나(Nirvana) 빠돌이였다. 아이폰에 넣어 놨던 음악들을 들려주려했는데 여행출발직전 음악이 싹 날라가면서 빠진것들이 많았다. 그전까진 미처 신경안쓰고있었는데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려고 찾다보니 그 노래들이 없었다. Siam shade 의 Triptych 이나 Cosmosquad 의 Jam for jason 등 을 들려주려했는데 아쉽다.
니콘이 언제부터 이런 병맛카메라를 만들어 팔았는지 생각이 든다. 별사진을 실패하고 카메라에 대한 미련이 또 한번 밀려들었다. 아직 이틀 째라서 어색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금방 잠자리로 돌아가고 나혼자 모닥불 앞에 앉아 청승을 떨어본다.
그런데 이 벌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모닥불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와 나무가 타들어 가는 소리가 너무 좋다. 이 고요함속에 자연에 내가 묻혀있는 듯한 느낌이 좋다. 내일은 드디어 내가 전혀 모르는 곳으로 간다. 예전 이곳에서 모든것을 잃고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갔는데... 내일 난 이곳을 떠나 저 오렌지리버 건너편 나미비아로 건너갈 것이다. 밤사이에 부디 아무일 없길 바라고 내일은 즐겁길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가계부 -
음료수와 과자 21
합계 21 랜드, 한화 3570 원
- 덤 -
오버랜딩 투어
지난 번에 포스팅했던 것 같은데 내용이 보이질 않는다.
굳이 아프리카에만 있는 투어는 아니다.
오버랜딩 투어 이하 트럭킹은
남부 및 동부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대표적인 방법중 하나이다.
트럭을 개조한 차량으로 운전석과 분리된 뒤쪽 칸은 버스와 유사하다.
트럭킹 회사에 따라 차량내부는 조금씩 다른데
내가 참여했던 아카시아차량은 차량 맨뒷부분에 하나의 출입문이 존재하며
내부의 맨뒤쪽은 개인 사물함이 있다.
총 24명이 앉을 수있는 의자가 있으며 그중 8개는
한국의 기차처럼 4명이 앞뒤로 앉게 되어있고 나머지는 일반버스처럼 2명씩 전면을 향하게 되어있다.
회사마다 여러 코스가 있으나 대표코스는 비슷하다
1. 요하네스버그(남아공) - 나이로비(케냐)
2. 케이프타운(남아공) - 나이로비(케냐)
위의 2코스를 구간별로 잘르고 붙여서 그들의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케이프타운-빈트후크(나미비아) , 빈트후크-리빙스톤(잠비아) 등으로 잘려져
일부만 참가할수도 전체를 참가할수도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2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케이프타운 - 리빙스톤
2. 케이프타운 - 리빙스톤 - 요하네스버그
리빙스톤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경우나 계속해서 개별여행을 할 경우에 유용하고
다시 남아공에 돌아와 출국할 예정이라면 후자의 경우도 괜찮다.
이동은 위에 설명한 차량으로 이동하며
식사는 80%이상은 투어멤버+직원이 함께 해먹고 일부 자유식이다.
숙박은 2인용 텐트가 제공되며 추가금을 내고 방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화장실은 항상 캠프장을 이용하기에 별문제가 없지만 이동중 또는 외부에서는 당연히 야외화장실을 사용해야한다.
화장실 타임이 되면 남자는 앞으로 여자는 뒤로! 라고 가이드가 말해준다.
각자 Duty 가 주어지기에 청소나 식사준비등을 다함께 해야한다.
유명한 관광지들 위주로 이동하며 가이드도 함께 있고 개인이 신경쓸 부분이 별로 없기에 편하다
다만 비싸게 느껴질수있는 가격과 자신이 원하는 일정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한정된 부분만 여행하는 등 자유도는 낮다.
다국적 여행자들을 만날 수있는것도 매력이다.
여러개의 회사가 존재하나
노메드, 아카시아, 아프리카트레블코 3개 회사가 가장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