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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 Adventure/[2011]20대에 하고싶은것

[2011.08.23] 나미브 사막으로 가는길

밤새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캠프사이트 주변은 온통 물바다! 어느 한구석 성한곳이 없다. 바닥은 흙이었던지라 온통 질척거리는 진흙이 되었다. 텐트를 접으려고 하는데 바닥의 진흙때문에 텐트접는게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나는 혼자 텐트를 썼기때문에 더더욱 고생스러웠다. 

잠시 이유를 설명하자면 혼자 썼던 이유는 투어멤버가 홀수였기 때문은 아니다. 가이드와 드라이버를 제외한 투어멤버는 나를 포함해 총 스무명, 2인1조로 텐트를 사용하니 딱 맞게 떨어진다. 유난히 커플이 많았던 우리팀은 커플과 친구관계를 제외하고 나면 몇명 남지 않았는데 위에 언급한 팀 세븐틴이라는 친구들 덕분에 남은건 영국에서 온 로라와 나 뿐이었다. 하지만 콧대가 하늘같이 높으신 로라느님은 동양인, 그것도 영어못하는 이몸을 유난히 싫어하셨다. 뭐 나중에 다른멤버들에게 듣기로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갖고있는 여자애였다. 나와 텐트를 쉐어하느니 차라리 혼자 쓰겠다고 제이에게 이야기하여 첫날부터 줄곳 로라와 나는 혼자서 텐트를 쓰고있다. 겨울이었던지라 텐트안이 많이 추웠는데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혼자서 있으니 좀더 추운느낌이 드는것은 사실이었다. 용기를 내어 로라에게 쉐어를 하자고 말했을때 그녀는 끔찍하다는 표정으로 그자릴 떠나버렸다. 

어쨋거나 혼자서 힘들게 텐트를 접고 주변에 아직 접고 있는 로라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을 조금 도와주었다. 나름 텐트 생활이 익숙한터라 텐트 치고 접는게 혼자 하는것치곤 빠른편이었다. 뭐 나중엔 결국 익숙해진 2명팀을 앞지를순 없었지만 말이다. 

매일아침 투어리더인 제이는 하루일정을 브리핑해준다. 하지만 나는 그중에서 몇몇 단어들만 알아들을 뿐이었기에 일정이 시작된후에야 그 말뜻을 이해하곤했다. 결론은 오늘은 하루종일 그냥 이동

<하얀색이 눈에 확 들어오는 다리. 옆의 표지판은 무슨의미일까?>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마운틴 처럼 생긴 산들이 곳곳에 펼쳐져있다>

<저 멀리 드넓은 초원이 보인다. 우리가 아프리카 하면 떠올리던 바로 그 초원>

<길한쪽에 차를 세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Toilet break>

<이틀동안 비포장 도로를 달렸더니 먼지로 차가 덮였다>

<니콜라스와 내가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을 자주 썼는데, 나탈리가 "아쿠나마타타"라는 말로 알아듣고 장난>

<뽀얀 먼지와 달리다>

<나무위에 지푸라기 덩어리처럼 생긴게있다>

<뭘까해서 가까이 가봤다>

<벌집?????정확히 말하면 새집이다. 벌은 얹혀사는것 뿐>

아프리카에서의 대부분이동은 꽤나 길다. 해외 배낭여행은 처음인 내게는 그 시간은 천문학적으로 느껴졌다. 한가지 예로 나미비아와 남아공의 국경인 vioolsdrif 부터 케이프타운까지 딱 한번의 브레이크타임을 제외하고 쉬지않고 달려 14시간 가까이 걸렸다. 배낭여행을 준비중인이들 또는 장거리이동이 있는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그 시간을 보낼수있는 무언가를 준비하길 바란다. 잠을 자는것도 허리가 배기고 책을 읽을수도있지만 조금 멀미가 나기도 하고 그마저도 몇일이면 다읽어버리고 카드게임도 몇시간하면 지루하다. 한가지가 아닌 여러가지 아이템들을 준비하는것이 좋다. 나는 아이폰에 만화책과 ebook 그리고 애니메이션과 미드를 준비해갔다. 이런말을 하고나면 누군가가 이렇게 말할것 같다.

"아니 그 좋은데가서 왜 풍경은 안보고?"

물론 백번 맞는말이다. 그런데 풍경만 하루종일 보고있자면 인간이 참으로 간사하게도 지루해진다. 그토록 좋아하던 지평선도 허허벌판도 하루왠종일 보다보면 지루해진다. 뭐 나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렇다. 그러니 준비해가도록하자. 공부를 하겠다며 전과두깨의 전공 물리책을 들고오는 미친놈도 하나보긴했지만 보통 뭔가 간단한걸 준비하면좋다. 혹시라도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보드게임같은것도 추천한다. 물론 크게 짐이 안되는 수준으로. 나는 놀건 많을 수록 좋다 라는 생각으로 드럼스틱과 카드게임 그리고 32기가의 아이팟을 가득채워갔다.

좌우로 끝도 없이 펼쳐진 평원에 사람의 흔적조차 없다. 그곳 어딘가에 야생동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생각을 하다보니 미생물, 곤충, 동물, 사람의 개체수와 밀집도까지 생각이 확장된다. 인간의 개체수는 정말이지 너무많은 듯하다. 그 밀집도 또한 어느 동물보다도 많은것 같다. 

<이렇게 넓은 초원에 야생동물하나 없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한다>

<그리고 만난 야생타조.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여 촬영을 거부한다. 이날 야생얼룩말도 만났다>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인 캠프에 도착>

<커멘드센터 옆에 서플라이이 설치된 기분. 자 이제 미네랄캐러...>

<세스리엠 캐년 표지판>

<소서스플라이>

오늘도착한 이곳은 내일 아침일찍 일출을 보기 위해 Dune45 와 가까운곳에 위치한다. 세스리엠캐년은 가장오래된협곡중 하나로 손꼽히며 사막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하다. 해가지기전에 뷰포인트를 향해서 걸음을 내딛다가 주변에 사람하나 없이 혼자걷다보니 불안감이 솟구쳤다. 결국 30분가까이 외진길을 걸어가다 포기하고 캠프사이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어진 설겆이. 오늘 설겆이 당번이 우린데 점심을 밖에서 먹다보니 설겆이할게 많아졌다. 다른멤버들은 다들 뿔뿔이 흩어졌기에 캠프에 남아있던 휴의 여친 스탭스와 둘이서 주구장창 설겆이했다. 단지 스탭스는 휴와 달리 나의 어설픈 영어를 상당히 귀찮아했다. 결국 입다물고 설겆이 크리!

<혼자서 터벅터벅 외진길로>


<이곳에서도 만난 새집>

<저 멀리 보이는곳이 캐년입구인듯하다>

<캠프사이트에 복귀하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해가진후의 캠프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