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험 - Adventure/[2011]20대에 하고싶은것

[2011.08.26] Eat Play Yield

간만에 침대에서 푹 자긴했으나 이 곳 샤워기는 야영장의 그것보다도 물이 졸졸 나오는 느낌이다. 

오전 식사가 숙소에서 무료 제공되며 뷔폐식이다.

토스트, 오트밀, 우유 등을 가져다 먹게되며 계란은 오믈렛과 프라이중 선택하면 요리사가 베이컨과 함께 만들어다 준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소세지도 있었던듯 하다. 트럭투어 중 가장 맛있었던 식사중 하나로 손꼽을수있다.


이전에 ATM 를 통해 출금했던 현금을 모두 써버려 오전에 은행에 들려 현금을 출금하였다. 

출금한 금액은 500랜드. 한국돈으로 8만5천원 가량이다. 이때는 도난이나 카드복사 등의 사고를 고려해 10만원정도씩만 출금해서 사용했는데 그러다보니 지출이 많은날에는 하루걸러 한번씩 은행을 가게되고 수수료도 많이 나가게 되서 이집트 부터는 거의 최대치를 뽑아 사용했다. 


그리고 얼마안되서 샌드보딩 팀을 태우러 차량이 도착했다. 샌드보딩을 신청하진 않았지만 사람들 사진이나 찍어줄 생각으로 허락을 받은뒤 차량에 탑승했다. 15분 가량을 달렸을까? 사막안으로 들어온 4륜차량은 계속해서 사막을 가로 질러 달려가 거대한 듄 앞에서 멈춰섰다.



샌드보딩에 대해 설명하는 직원

헬멧과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사람들

스노우보드의 데크와 바인딩 그대로다 부츠 또한 그대로다

저 멀리 거대한 듄에 오르는 사람들. 잘안보인다고?

행진하는 개미처럼 열심히 오르고있다


본격 샌드 보딩. 물어보니 스노우보드 탔던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무경험자

여행 내내 인종차별 하시던 로라님이 자빠링 하길 기대하며 

내려가는건 순간 올라오는건 영원이다

사막언덕을 올라오는일이 그리 만만치 않아 금방 지친다. 뒤에 널빤지가 보이는가?

세네번 타고 나면 모두 기진맥진 올라올 엄두를 못낸다.

이것이 널빤지 보딩. 이쪽에선 스탠딩 보딩과 싯(Sit)보딩이라고 구분하더라


스탠딩 보딩은 최초의 교육후에 그냥 알아서 즐기는 방식인데 '와 잘탄다! 재밌겠다' 싶은 느낌이 드는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스노우보드 몇번 타셨다는 분은 무난히 내려오긴했으나 속도감이 나거나 하진 않았다. 나름 스노우보드좀 즐긴다는 이몸이 탔다면 어땠을까 하며 한번만 타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널빤지를 이용한 보딩은 넙쩍한 판에 눕거나 앉아서 그냥 타고 내려오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간단히 보면 눈썰매 비슷한 느낌이다. 앞 부분을 손으로 잡고 내려오기에 잘못하여 손이 바닥에 쓸리는 사고가 있긴하지만 스탠딩 방식에 비해 모두 즐기는 모습이었다. 모래 언덕을 신나게 내려오면 내리막길이 끝나는 즈음에 스피드건을 들고 있는 직원이 속도를 측정하고 보여준다. 사진만 줄기차고 찍고있던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스코틀랜드의 나탈리는 자신의 남자친구인 스티브에게 석에게 양보해 주라고 계속 다그친다. 스티브가 싫다고 더 탈거라고 하며 나탈리의 목소리가 커지자 괜시리 옆에 있던 내가 머쓱해지고 부끄러워졌다. 

"나탈리 괜찮아 난 타고싶지 않아"

"아니야 석 너가 한번 타봤으면 좋겠어. 스티브!!! 넌 정말 이기적이구나!"

나탈리가 스티브를 나무랄수록 내 얼굴은 점점 빨개져 이자리를 어서 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프랑스 친구 빅터가 자신의 장비를 내게 벗어주며 말했다

"밀리터리의 힘을 보여줘 석" 

"아니야 난 정말 타고싶지 않아. 난 무서워"

"거짓말 하지마 뭐가 무서워 군인이!"

"아냐 난 정말 무섭다구"

"걱정하지마 하나도 안무서워 자 어서 타봐. 너의 스피드를 보여줘" 

하며 날 등떠밀고 옆에서 나탈리는 계속 스티브를 욕하며 동시에 빅터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그렇게 빅터의 장비를 얻어 한번 탔지만 그 순간이 그렇게 부끄러울수가 없었다. 그리고 난 이틀간 스티브를 피해 다녔다


샌드보딩이 끝난후 장비를 반납하고 음료수와 샌드위치가 제공되었다. 식사후 사진찍고 사막에서 사람들이 놀고있는 동안 보드로 인한 부끄러움으로 인해 나는 혼자 차안에 들어와 사람들을 피했다. 계속해서 잃어버린 나의돈의 가치와 또 맘에들지 않는 사진으로 잃어버린 카메라에 대해 속상해 하고 우울함이 깊어졌다.


내 방 열쇠. 테두리를 보면 뛰고있는 원주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전동안 샌드보딩을 가지 않은 사람은 자유시간이었다. 반대로 오후에 쿼드바이킹을 가지 않는 사람은 자유시간이다. 스카이다이빙 또한 오후스케쥴이후 석양이 질무렵 시작되어 겹치는 경우는 없다. 즉 셋다 할수있다. 오후에 쿼드바이킹을 하러 이동하고 안전서약서에 서명하는 중에도 나의 우울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곧 사막에서 종횡무진 할것을 생각하며 들뜬것 또한 사실이었다. 쿼드바이크 샾의 게스트북을 살펴보고있는데 이틀전 한국인 두명의 서명을 발견했다. 이곳에 나혼자 있는게 아니라는 기분이 들며 그들은 어느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남쪽인지 북쪽인지 앞으로 그들을 만날 수있을지 없을지 생각하는것을 봤을때 나는 이때 정말이지 외로움에 시달렸던것 같다. 이후 30분정도 설명과 안전교육등이 이루어 졌다. 수신호를 비롯한 규칙들을 숙지, 연습하고 사고시 대응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크게 실망하게 되었다. 안전적인 부분때문인것은 크게 이해하지만 선두에 있는 인솔자의 뒤를 따라 달리는 것 뿐이라는것이 그 이유다. 자유롭게 사막을 달리던 나의 상상은 부서져 내렸다. 유사(quicksand)에 빠져 못나오는 경우도 있고 안정화되지 않은 땅을 달려 전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실망은 실망이다. 






바닷가를 향해 달리긴 했지만 바다에서 꽤나 떨어진 곳에서 바라본다는 것도 내가 생각한 그것과는 좀 다르기에 실망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모래 언덕을 가속받은 바이크로 올라가서 다리 내려올때의 기분은 바이킹을 타고 내려올때 느낌과 굉장히 흡사하다. 바이킹의 최대고도에서 1초정도 후에 발이 붕뜨면서 심장이 위로 올라가는 바로 그 기분말이다. 강사는 쿼드바이킹의 기술을 몇가지 보여주었는데 듄을 타고 올라가 최고점에서 다시 내려오는것을 롤러코스터라고 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해서 올라가다가 바이크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하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나는 강사가 올라가는것 만큼 최대한 높게 올라가려 노력하였고 다른 사람들은 적당히 또는 약간만 올라왔다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롤러코스터를 반복할수록 더더욱 재미있고 흥분되어 듄이 보이면 스트롤을 최대한 당겨 더 높이올라가려 애썼는데 앞바퀴가 3분의 1쯤 들리며 뒤집히기 직전까지가고 나서야 심장이 벌렁거려 더이상 무리하지 않고 즐기게 되었다. 그때 느낌은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싶었다.

강사는 그 밖에도 무게중심을 좌우로 옮기며 발자국을 지그재그로 남기는 스네이크라는 기술등을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위험하니 따라하지 말라고 했는데 강사 몰래 따라하다가 무게 중심이 반쯤 넘어가며 우측 바퀴 2개가 모두 공중으로 들려 두바퀴로 10미터쯤 달리고 나서야 그만두게 되었다. 역시 나는 뭔가 사고를 쳐야지만 깨닫는 바보인가 보다. 

나는 속도가 상당히 빨리 달리는 편이어 맨 뒤에서 출발했다가 강사 바로 뒤에까지 붙기를 반복했는데 그 이후 속도를 빠르게 가려는 사람에겐 양보하고 속도가 늦는 사람을 챙기고 다녔다. 중국인 커플과 나이가있던 백인 할아버지가 자꾸 뒤쳐져서 여러번 챙겨줬는데 끝나고나서 백인할아버지가 고맙다며 캔음료수를 건내주었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하고 근처를 돌아다녀 보다가 적당한것을 찾지 못하고 있는 도중 스페인친구 버지니아와 테레사가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들의 제안은 어제의 레스토랑. 다른곳을 찾고 싶었지만 그들을 따라갔다. 워낙 인기있는곳이라 우리 외에도 이곳을 찾은 사람은 굉장히 많았다. 더군다나 우리 투어팀 멤버들도 상당수 보인다. 그래서 소파에서 1시간 가량 기다려야했고 힘들게 자리에 안내 받은뒤에도 요리가 나올때까지 1시간이 넘게 기다려야 했다. 한국이었다면 짜증나고 컴플레인 할만한 일들이지만 앞의 두여인내가 그렇듯 

"울랄라 울랄라~ 우리밥은 도대체 언제나오는거야. 버팔로 잡으러 어디까지 간거지? " 

농담하며 기다림을 즐겼다. 


저녁으로 먹은 버거. 하지만 안에 든건 소고기가 아닌 스프링복(Springbok)


뭔지 모를까봐 올리는 스프링복.jpg


- 덤 - 

나미비안 달러와 남아공 랜드

나미비아와 남아공은 현금가치가 1:1 이기에 남아공 화폐를 나미비아 따로 환전할 필요는 없으나 분명 다른 화폐를 사용한다. 단위도 다르다. 랜드(Rand or R)와 나미비아 달러(Namibian dollar or N$) 이다. 큰사건이 없는 한 둘의 화폐는 함께 가는듯하다. 한때 남아공 랜드의 가치가 폭락하여 1달러에 9랜드이하로 떨어졌을때도 나미비아 달러도 함께 변했다.

Anyway 둘의 화폐가치가 같아 상호호환이 가능하며 둘을 섞어서 사용해도 무방하다.

100랜드짜리를 슈퍼에서 지불하고 잔돈으로 20 나미비안 달러를 받는 느낌은 꽤나 재미지다.

아쉽게도 이때 화폐를 몇장 찍은게 없어 이것 뿐이다


나미비안 200달러


남아공 100랜드


- 덤 두번째 -

샌드 보딩 널빤지 버전

왁싱이 되어있는 커다란 합판에 엎드려 타는게 보통이다. 앞부분을 움켜쥐고 살짝 들어 바닥과 떨어지게 하고 무릎아래부분을 공중으로 들어 마찰을 줄이는게 요령이다. 단 입을 꽉 다물고 탈것!!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입안에서 모래의 촉감이 느껴질 것이다. 


-가계부-

쿼드바이크 80$

스프링복 버거 80N$ + 음료와 세금 = 100N$

토탈 80$, 100N$, 한화 1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