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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Daily/넋두리 - Memo

[2014.06.17] 그 많던 앵두는 누가 다 먹었을까



오랜만에 시장에 다녀왔다.


어릴적 다들 그렇듯 **향 첨가 형식으로만 접할 수 있던 흔히 볼수 없는 과일들이 너무 먹고싶었다.

체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망고 등등

이제 어딜 가든 그들을 만나는건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다. 


어릴적 여름의 시작을 알려주는  과일들이 있었다

앵두, 오디, 산딸기


그들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를 어릴적 그토록 원하던 블루베리, 체리가 대신하고 있다


앵두 맛이 어땠는지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산딸기를 따먹어 본 기억도 마찬가지다


어릴적에 동네 애들과 얼굴에 검은 물을 다 묻혀가며 오디를 따러 다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시절 오디를 따던 용산구 용마루고개를 지나갈때면 추억에 잠겨 한참동안 둘러본다


지금은 아파트가 가득한 그곳엔 나무가 우거진 공터가 있었다. 

언덕길인데다가 인도와 이어진 곳도 없어 동네 꼬맹이들의 놀이터가 되곤했다.

오디를 잔뜩 따서 검은봉지에 담아 가져가면 

엄마는 옷에 물든게 안빠진다며 야단을 치곤했다. 

그리고 나선 또 내가 따온 오디를 씻어서 간식으로 내놓곤했다


7, 80년대 얘기도 아니고 시골에 살던 얘기도 아니다.

90년대 중반 서울 도시 한복판에서 살던 얘기다


앵두, 오디, 산딸기가 보기 어려워지고 블루베리와 체리가 그 자릴 차지 한것 처럼

마당이 있던 기와집 대신 아파트가 가득하게 되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지 골목마다 줄줄이 늘어선 차들이 뛰놀던 골목을 막아섰다


어른들이 말하던 예전에는 차가 이렇게 많지 않았어 라는 말을

지금 내가 반복하고 있다는것에 놀라울 따름이다


조화

그것은 그렇게도 어렵나 보다